# 사워도우의 원리

Source: https://www.the-sourdough-framework.com/ko/how-sourdough-works
수록 도서: The Sourdough Framework (https://www.the-sourdough-framework.com/ko/) — CC BY-SA 4.0

이 장에서는 사워도우가 어떻게 발효되는지 그 기초를 다룹니다. 먼저 물을 넣는 순간 밀가루 속에서 일어나 발효 과정을 촉발하는 효소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이 과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여기에 관여하는 효모와 세균이라는 미생물에 대해 더 알아보겠습니다.

그림 2.1: 아밀라아제와 프로테아제가 밀가루와 상호작용하는 방식.

## 효소 반응

밀가루와 물을 섞을 때 일어나는 여러 효소 반응을 이해하려면, 먼저 씨앗과 씨앗이 밀을 비롯한 곡물의 생애 주기에서 하는 역할을 이해해야 합니다.

씨앗은 밀을 비롯한 많은 식물이 번식하는 주된 수단입니다. 씨앗 하나하나에는 또 다른 식물의 배아가 들어 있으므로, 그 새로운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모두 들어 있어야 합니다.

씨앗은 말라 있을 때는 휴면 상태에 있어서 때로는 몇 년 동안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과 닿는 순간 싹을 틔우기 시작합니다. 씨앗은 배아로 변하며, 이때 저장되어 있던 영양분이 식물이 자라는 동안 쓸 수 있는 형태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물이고, 반응을 추진하는 촉매는 씨앗 속의 효소입니다.

씨앗에는 보통 식물의 첫 잎인 떡잎이 들어 있으며, 씨앗은 그 안에 저장된 영양분을 이용해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이 잎이 흙을 뚫고 나와 위쪽의 햇빛과 만나면 광합성을 시작합니다. 광합성은 식물의 엔진이며, 광합성으로 얻은 에너지 덕분에 식물은 계속해서 뿌리를 더 뻗어 흙에서 더 많은 영양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영양분 덕분에 잎이 더 많이 자라 광합성 활동이 늘어나고, 식물은 새로운 환경에서 번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빻은 가루는 더 이상 싹을 틔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일으키는 효소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곡물을 너무 높은 온도에서 제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면 이 효소 가운데 일부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평소에는 곡물 씨앗이 배아를 병원체로부터 보호합니다. 그러나 곡물을 빻아 가루로 만들면 씨앗의 내용물이 바깥에 드러납니다. 이는 우리 사워도우 속 미생물에게 더없이 알맞은 조건입니다.

효모도 세균도 스스로 먹이를 만들지 못합니다. 하지만 효소가 활성화되면 이들에게 필요한 먹이가 생겨, 이를 먹고 번식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과정에 관여하는 주요 효소는 아밀라아제 와 프로테아제 두 가지입니다. 곧 알게 되겠지만, 이 두 효소는 홈베이커에게 더없이 중요하며, 사워도우를 만들 때 이들이 하는 역할은 더 맛있는 빵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퍼즐 조각입니다.

### 아밀라아제

감자나 빵 한 조각을 오랫동안 씹다 보면 혀에 단맛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침샘에서 아밀라아제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밀라아제는 복잡한 전분 분자를 소화하기 쉬운 당으로 분해합니다. 우리 몸은 아밀라아제로 소화 과정을 시작합니다. 배아에서도 같은 효소가 비슷한 작용을 합니다. 배아는 아밀라아제로 전분에서 당을 만들고, 그 당으로 더 많은 식물 조직을 만들어 냅니다.

평소에는 풀려난 맥아당 분자가 배아 속에 숨어 있어서, 곡물 표면의 미생물이 이를 먹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곡물을 빻아 가루로 만들면 먹이를 두고 한바탕 쟁탈전이 벌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을수록 이 반응은 더 빠르게 일어납니다. 그러나 아밀라아제가 전분 대부분을 단순당으로 분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단순당은 효모가 먹을 뿐 아니라 마이야르(Maillard) 반응 에도 꼭 필요합니다—이 반응은 굽는 동안 갈색을 더 짙게 만듭니다. 그래서 긴 발효가 훌륭한 빵을 만드는 열쇠입니다.

취미로 맥주를 양조하는 분이라면, 다양한 아밀라아제가 맥주에 들어 있는 전분을 당으로 바꿀 수 있도록 맥주를 특정 온도로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해서, 전분이 모두 변환되었는지 확인하는 데 자주 쓰는 테스트가 있습니다. 요오드 전분 테스트 라고 하는 이 테스트는 양조 중인 맥주의 샘플에 요오드를 섞고 색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파란색이나 검은색이 나타나면 아직 변환되지 않은 전분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테스트가 빵 반죽에도 통할지 궁금합니다.

짧은 시간에 빵을 만들려고 활성이 특히 강한 이스트를 넣는 대량 생산 제빵업체도 비슷한 문제에 부딪힙니다. 이들이 쓰는 방법은 반죽에 몰트 가루를 넣는 것으로, 몰트 가루에는 효소가 많이 들어 있어 발효 속도를 높여 줍니다. 다음에 마트에 가면 시판 빵의 포장을 확인해 보세요. 원재료 목록에서 몰트 를 발견한다면 이 방법을 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몰트에는 실제로 두 종류가 있다는 점을 알아 두세요. 하나는 효소 활성 몰트 로, 아밀라아제가 분해되기 시작하는 70 °C를 넘는 온도로 가열하지 않은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비활성 몰트 로, 그보다 높은 온도로 가열했기 때문에 밀가루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 프로테아제

아밀라아제가 전분을 단순당으로 분해하듯, 프로테아제는 복잡한 단백질을 더 단순한 단백질과 아미노산으로 분해합니다. 밀에는 빵의 구조에 꼭 필요한 단백질인 글루텐이 들어 있으므로, 사워도우를 구울 때 프로테아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곡물 씨앗은 뿌리와 그 밖의 식물 조직을 만들기 위해 더 작은 아미노산이 필요하므로, 씨앗 속 글루텐은 싹이 트는 순간 분해되기 시작합니다. 밀가루에 물을 넣으면 같은 효소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빵 반죽에서도 똑같은 과정이 일어납니다.

밀 반죽을 만들어 며칠 동안 실온에 둔 적이 있다면, 글루텐 망이 무너져 반죽이 더는 뭉쳐 있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반죽은 쉽게 찢어지고, 구조를 전혀 갖추지 못하며, 빵을 굽기에 더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저는 건조 스타터로 곧바로 사워도우를 만들려다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사흘에서 나흘이 지나자 발효 속도가 너무 느려서 글루텐 망이 무너졌습니다.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은 프로테아제였습니다. 반죽에 물을 넣으면 프로테아제가 활성화되고, 프로테아제는 배아가 쓸 아미노산을 준비하는 일에 곧바로 착수합니다.

프로테아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더 생생하게 확인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실험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액티브 드라이 이스트를 많이 넣어 빠르게 발효되는 반죽을 만들어 보세요. 1–2시간이면 반죽이 부풀어 크기가 커져 있을 것입니다. 이 반죽을 구운 다음 크럼의 구조를 살펴봅니다. 크럼이 상당히 조밀하고, 본래 얻을 수 있었던 만큼 폭신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테아제 효소가 제 역할을 할 만큼 충분한 시간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치대는 동안 반죽은 탄력이 생기고 아주 잘 뭉칩니다. 그러나 반죽이 발효되면서 점점 느슨해지고 신장성이 좋아집니다 . 이는 글루텐 결합의 일부가 프로테아제의 단백질 분해 라고 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끊어지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효모가 반죽을 부풀리기 쉬워지며, 사워도우 빵에서 폭신하고 열린 크럼을 얻고 싶을 때 긴 발효 과정이 꼭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재료를 쓰는 것 외에도, 느린 발효 과정은 나폴리 피자가 그토록 맛있는 주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프로테아제가 잘 늘어나고 쉽게 부푸는 반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부드럽고 공기를 머금은 가장자리가 만들어집니다.

발효 과정은 보통 8시간 넘게 걸리기 때문에, 글루텐 함량이 더 높은 밀가루를 써야 합니다. 그러면 반죽의 탄력성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프로테아제가 반죽을 분해할 시간을 더 줄 수 있습니다. 더 약한 밀가루를 쓰면 반죽이 너무 많이 분해되어 늘리는 도중에 찢어지고, 예를 들어 피자 모양으로 성형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피자는 사워도우로 만들었지만, 오늘날에는 액티브 드라이 이스트로 만듭니다. 반죽이 더 오래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상업적 규모에서 다루기가 훨씬 쉽습니다. 사워도우를 쓰면 반죽의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하기까지 삼십 분에서 구십 분 정도의 여유밖에 없을 수 있는데, 프로테아제가 더 오래 작용하는 데다 세균의 부산물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며, 이 부분은 이 장의 뒷부분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 효소 활성 높이기

앞에서 설명했듯이 몰트는 효소 활성을 높이는 데 흔히 쓰이는 요령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몰트는 피하는 쪽을 선호하고, 통밀 빵을 만들면서 알게 된 요령을 대신 씁니다.

처음 통밀 빵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무엇을 해 보아도 제가 원하는 크러스트와 크럼, 식감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반죽이 꽤 빠르게 과발효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반면 글루텐 함량이 비슷한 흰 밀가루를 쓰면 빵이 언제나 훌륭하게 나왔습니다.

당시 저는 긴 오토리즈를 활용했습니다. 오토리즈란 밀가루와 물을 미리 섞은 뒤 그대로 두는 일을 거창하게 부르는 말일 뿐입니다. 이 과정은 반죽의 효소 작용을 미리 촉진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레시피가 오토리즈를 요구하며, 일반적으로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똑같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사용하는 발효제의 양을 줄이기만 해도 됩니다—사워도우라면 그것은 스타터입니다. 이렇게 하면 반죽을 여러 번 섞지 않고도 같은 생화학 반응이 거의 같은 속도로 일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반죽에 오토리즈를 하지 않게 된 뒤로 제 통밀 빵 실력은 놀라울 만큼 좋아졌습니다.

이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관찰한 결과는 이치에 맞습니다. 자연에서는 씨앗의 바깥쪽 부분이 물과 가장 먼저 닿고, 물은 이 장벽을 통과한 뒤에야 천천히 곡물의 중심으로 스며듭니다. 씨앗은 근처의 다른 씨앗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먼저 싹을 틔워야 하고, 그러려면 물이 빠르게 들어와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씨앗은 동물과 해로울 수 있는 세균 및 균류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야 하므로, 안쪽의 배아를 보호할 일종의 장벽이 필요합니다. 식물이 이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루는 방법은 효소 대부분이 껍질의 바깥쪽 부분에 존재하도록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효소들이 가장 먼저 활성화됩니다 . 따라서 반죽에 통곡물 가루를 조금만 넣어도 반죽의 효소 활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흰 밀가루를 주로 쓰는 반죽에는 보통 통밀가루를 10 %에서 20 % 넣습니다.

그림 2.2: 통밀 사워도우 빵.

핵심 효소인 아밀라아제 와 프로테아제 를 이해하면 취향에 맞는 빵을 더 잘 만들 수 있습니다. 크럼은 더 부드러운 쪽이 좋습니까, 더 단단한 쪽이 좋습니까? 크러스트는 더 연한 색을 원합니까, 더 진한 색을 원합니까? 완성된 빵의 글루텐 양을 줄이고 싶습니까? 이 모든 요소는 반죽의 발효 속도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 효모

효모는 균계에 속하는 단세포 미생물입니다. 출아하거나 포자를 만들어 번식할 수 있습니다. 포자는 놀랄 만큼 작고 외부 요인에 강합니다. 과학자들은 수억 년 된 온전한 포자를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지금까지 약 1500종이 확인되었습니다. 곰팡이처럼 균계에 속하는 다른 생물과 달리, 효모는 보통 균사체 네트워크를 만들지 않습니다 . 2

그림 2.3: Saccharomyces cerevisiae: 현미경으로 본 맥주 효모.

효모는 부생성 균류입니다. 이는 효모가 스스로 먹이를 만들지 못하고, 외부에서 얻은 물질을 분해하여 더 쉽게 대사할 수 있는 화합물로 바꾸어 이용한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발효 과정이라고 부르는 것은 효모가 탄수화물을 이산화탄소와 알코올로 분해하는 일입니다. 이 과정은 수천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며, 고대부터 빵과 술을 만드는 데 쓰여 왔습니다.

효모는 호기성 조건과 혐기성 조건 모두에서 자라고 번식할 수 있습니다. 산소가 있으면 거의 이산화탄소와 물만 만들어 냅니다. 산소가 없으면 대사가 바뀌어 알코올류를 만들어 냅니다 .

효모가 자라는 온도는 종류마다 다릅니다. Leucosporidium frigidum 처럼 −2 °C에서 20 °C 사이에서 가장 잘 자라는 효모도 있고, 더 높은 온도를 좋아하는 효모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환경이 따뜻할수록 효모의 대사는 빨라집니다. 사워도우 스타터에서 키우는 효모의 종류는 곡물이 자라고 수확된 지역의 온도 범위에서 가장 잘 작용할 것입니다. 그러니 서늘한 곳에 살면서 북유럽 호밀 품종으로 사워도우 스타터를 키운다면, 그 효모는 더 차가운 환경을 선호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맥주 양조업자들은 체코 공화국의 도시 플젠 주변의 차가운 동굴에서 살고 있는 유익한 효모를 발견했습니다. 이 효모는 낮은 온도에서 훌륭한 맥주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 균주의 여러 계통이 지금은 인기 있는 라거를 양조하는 데 쓰입니다.

효모는 대체로 매우 흔한 생물입니다. 곡물, 과일, 그 밖에 흙에서 자라는 수많은 식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 장 속에서도 발견됩니다! 사실 우리가 빵을 구울 때 쓰는 효모의 종류는 식물의 잎에서 배양되는 것이지만, 그 생태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식물은 균류나 세균이 거의 뚫지 못하는 두꺼운 세포벽으로 보호받습니다. 하지만 그 세포벽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만들어 식물을 감염시키는 종도 있습니다.

식물 안에서 살면서도 식물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균류와 세균도 있습니다. 이런 생물을 내생균 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숙주를 해치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로는 공생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내생균은 잎을 통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병원체로부터 자신이 사는 식물이 스스로를 지키도록 돕습니다. 이런 보호 외에도 수분 스트레스와 열 스트레스를 견디고 영양분을 얻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숙주 식물에 이런 도움을 주는 대가로, 이 균류와 세균은 에너지원이 되는 탄소를 받습니다.

그러나 내생균과 식물의 관계가 언제나 서로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며, 때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침입성 병원체로 변해 결국 숙주를 썩게 만들기도 합니다 .

내생균과 달리 세포벽을 뚫지 않고 식물의 표면에서 살면서 빗물이나 공기, 또는 다른 동물에게서 영양분을 얻는 미생물도 있습니다. 진딧물이 만든 감로나 잎 표면에 내려앉은 꽃가루를 먹고 사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생물을 착생균 이라고 하며, 우리가 빵을 구울 때 쓰는 효모의 종류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흥미롭게도 외부의 먹이 공급원을 없애도 식물 표면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착생성 균류와 세균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식물에서 직접 양분을 얻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일부 식물이 당, 유기산, 아미노산, 메탄올, 여러 가지 염류 같은 화합물을 표면에 일부러 내보낸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 영양분이 식물 표면에 사는 착생균을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착생균은 식물의 생존에 유리합니다. 곰팡이를 비롯한 병원체에 대한 보호가 한층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착생균에게도 숙주 식물을 가능한 한 오래 살려 두는 것이 가장 이득입니다 .

효모를 식물 보호용 생물 방제제로 쓰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날마다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해당 효모 균주는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해롭지 않다고 여겨지므로, 이러한 생물 제제를 식품 작물에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효모는 잎 위에서 자라고 번식하며, 다른 종류의 곰팡이로부터 잎을 사실상 막아 주게 됩니다. 이는 곰팡이병에 시달리는 포도밭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 제제는 향정신성 물질을 생성하는 맥각균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데도 쓸 수 있습니다. 맥각균은 더 춥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며 호밀 농가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맥각균은 곡물을 감염시켜 간에 대한 독성이 높아 섭취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입법자들은 최근 호밀가루에 허용되는 맥각 오염량을 줄였습니다. 효모는 맥각 오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수행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실험은 효모가 농작물을 보호하는 데 얼마나 중요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먼저 포도나무에 달린 포도 몇 알에 아주 작은 칼집을 냈습니다. 그런 다음 그 상처에 곰팡이를 감염시켰습니다. 일부 칼집에는 곰팡이만 감염시켰고, 다른 칼집에는 잎에서 분리한 서로 다른 150가지 야생 효모 균주 중 일부를 함께 접종했습니다. 그 결과 상처에 효모를 접종한 경우에는 포도가 큰 손상을 입지 않았습니다 .

흥미롭게도, 맥주 효모가 포도나무에 공격적인 병원체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실험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이 효모는 식물과 공생하며 살았지만, 포도나무가 심하게 손상되자 효모는 기회주의적으로 변해 공격하기 시작했고, 식물의 조직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 보통 균류와 연관되는 균사체 네트워크인 균사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 세균

사워도우에서 가장 우세한 또 하나의 미생물 경쟁자는 세균입니다. 실제로 세균은 너무나 우세해서 반죽 속에서 효모보다 100 대 1로 많습니다. 효모가 부풀리는 힘을 내는 반면, 세균은 사워도우라는 이름이 붙게 된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 냅니다. 이 풍미는 세균이 먹이를 먹고 난 뒤 생기는 산성 부산물 덕분입니다. 덤으로 이 산은 사워도우 빵의 보관 기간을 크게 늘려 줄 수 있습니다 .

그림 2.4: 현미경으로 본 Fructilactobacillus sanfranciscensis.

사워도우 빵에서 만들어지는 주된 산은 두 가지입니다: 젖산과 아세트산. 풍미로 보면 젖산에는 뚜렷한 유제품 향이 있고, 아세트산은 식초 맛이 납니다(사실 아세트산은 식초의 주성분입니다!). 이러한 산성 부산물은 동형 발효 젖산균과 이형 발효 젖산균 모두가 만들어 냅니다.

동형 발효 란 발효하는 동안 세균이 한 가지 화합물, 즉 이 경우에는 젖산만 만든다는 뜻입니다. 반면 이형 발효 란 다른 화합물도 함께 만들어진다는 뜻으로, 이 경우에는 젖산뿐 아니라 아세트산, 그리고 에탄올과 약간의 이산화탄소까지 만들어집니다.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는 보통 효모와 관련된 두 가지 부산물입니다. 꽤 유명한 젖산균 균주인 Fructilactobacillus sanfranciscensis 는 마찬가지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식 사워도우 빵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처음 분리된 배양물이 이 도시의 한 베이커리에서 나왔고,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했습니다.

효모와 세균은 같은 먹이인 당을 두고 경쟁합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세균이 주로 맥아당을 먹는 반면 효모는 포도당을 선호한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세균이 효모의 부산물을 먹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고 보고했습니다. 자연은 대체로 유기물을 퇴비로 만들고 분해하는 일을 아주 잘 해내므로, 이는 이치에 맞습니다 .

저는 효모와 세균 사이의 공생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적절한 자료를 아직 찾지 못했지만, 제가 현재 이해한 바로는 둘이 공존하며 때로는 서로에게 이롭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효모는 주변 세균이 만든 산성 환경을 견디며, 그 덕분에 다른 병원체로부터 보호받습니다. 한편 다른 연구에서는 두 종류의 미생물이 모두 상대가 먹이를 대사하지 못하게 막는 화합물을 만든다고 밝혔습니다—덧붙이자면, 이는 새로운 항생제나 살진균제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관찰입니다 .

예전에 버섯을 재배해 본 적이 있는데, 균사체가 주변의 세균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 하는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두 종류의 미생물 모두 서로를 물리치려고 적극적으로 화합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에는 균사체가 세균이 모여 있는 부분의 둘레를 완전히 에워싸 더 이상 퍼지지 못하게 하면서 싸움이 교착 상태에 이른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리의 사워도우 스타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모른다고 상상해 봅니다. 다만 사워도우 환경은 유동성이 더 크므로, 이 싸움은 고립된 한 부분에서만이 아니라 반죽 전체의 곳곳에서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효모와 세균 관계의 세부 사항을 더 잘 이해하려면 이 주제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사워도우 세균에는 짚고 넘어갈 만한 흥미로운 특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반죽 속 단백질을 분해하고 소비하는 능력입니다. 사워도우를 구워 본 적이 있다면 이를 직접 경험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효소 반응 섹션에서 프로테아제가 반죽의 글루텐 망을 분해하며, 굽지 않고 너무 오래 두면 끈적끈적한 엉망이 된다고 했던 것이 기억날 것입니다. 세균 역시 단백질 분해 라고 하는 과정을 통해 반죽 속 글루텐을 먹고 분해합니다.

이것은 제가 처음 사워도우를 다루기 시작했을 때 커다란 수수께끼였습니다. 한편으로는 반죽을 더 끈적하게 만듭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반죽을 더 잘 늘어나게 해서 다루기 쉽게 만듭니다. 글루텐이 줄어들면 미생물이 반죽을 더 쉽게 부풀릴 수 있습니다. 이는 두꺼운 고무 타이어를 부풀리는 데 드는 힘과 얇고 약한 풍선을 부풀리는 데 드는 힘을 비교하는 것과 같습니다. 풍선은 입으로 불어도 쉽게 부풀지만, 타이어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단백질 분해는 앞서 이야기한 프로테아제 효소로 인해 더욱 빨라집니다. 프로테아제는 글루텐을 더 작고 대사하기 쉬운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것을 돕습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바로 발효라는 놀라운 과정입니다. 사워도우 빵을 먹을 때 우리는 단순히 밀가루와 물만 먹는 것이 아니라, 세균과 효모가 해낸 복잡한 생물학적 과정의 최종 결과물을 먹는 것입니다. 세균이라는 요소가 더해지기 때문에, 사워도우 빵은 보통 이스트만으로 만든 반죽보다 글루텐 함량이 더 낮습니다 . 게다가 동형 발효 세균은 효모와 그 밖의 이형 발효 젖산균이 만든 에탄올을 대사합니다. 두 경우 모두 생성되는 화합물의 대부분은 유기산입니다. 사워도우 빵 속의 모든 천연 자원은 안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재활용되며, 이들은 모두 구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한 한 오래 먹으려 하고, 먹을 때마다 이 자원을 활용하는 데 점점 더 능숙해집니다.

어떤 풍미를 선호하느냐에 따라 특정 유기산이 더 많이 생성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아세트산이 만들어지려면 산소가 필요하므로, 사워도우 스타터에서 산소를 차단하면 동형 발효 젖산균의 수를 늘릴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동형 발효 젖산균이 우세해져 아세트산을 만드는 세균을 이기게 됩니다 .

젖산균의 최적 발효 온도는 스타터에서 배양한 균주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이 균은 스타터를 만들 때 사용한 온도에서 가장 잘 활동하는데, 그 조건에서 잘 자라는 세균을 이미 선별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주목할 만한 한 실험에서 과학자들은 옥수수 잎에서 발견되는 젖산균을 조사했습니다. 주변 온도를 20 °C~25 °C에서 5 °C~10 °C 정도로 낮추자, 이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종류의 세균이 관찰되었고 , 이는 식물의 잎에 실제로 매우 다양한 세균 균주가 살고 있음을 확인해 줍니다.

덧붙이자면, 사워도우 스타터를 더 낮은 온도에서 시작해 보면 비슷한 실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낮은 온도에서 가장 잘 자라는 미생물이 우세해지기 시작하므로 마이크로바이옴이 적응할 것입니다. 이것이 완성된 빵의 맛에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해 보면 흥미로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짚어 둘 만한 부연 설명이 하나 있습니다: 일부 자료에서는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면 아세트산 생성이 늘고, 더 따뜻한 온도에서 발효하면 젖산 생성이 늘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제 실험에서 이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1 최근의 한 연구 에서 진행한 시험에 따르면, 작은 제분기로 집에서 곡물을 빻아 만든 가루는 온도를 조절하는 대규모 제분소에서 제분한 가루와 비교해 완성된 빵의 품질에 눈에 띄는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2 흥미로운 예외가 하나 있으니, 이 섹션의 끝인 페이지 44 로 건너뛰어 보세요.
